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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과 상징-카를 융
    카테고리 없음 2020. 11. 21. 23:51




    칼융의 사상에 대해서 칼융 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의 견해를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각자 한 주제에 대해서 깊이있게 설명하기 때문에 내용이 포괄적이다.
    개성화과정,고대신화,예술등 분석심리학적인 관점으로 해석해 보기 때문에 너무 분석심리학 적으로 합리화 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중 나는 개인적으로 융의 수제자인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의 개성화 과정이라는 주제의 설명이 인상깊었으므로 그 내용들을 첨부하겠다.


    p.245

    융 박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꿈을 연구함으로써(그스스로는 8만 개도 넘는 꿈을 해석했다고 추산하였다) 한 가지 사실을 밝혀냈다. 즉 꿈이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꿈꾼 당사자의 삶과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소로 이루어진 거대한 조직의 한 부분인 것이다. 융박사는 또 전체적으로 볼 때 꿈은 하나의 배열이나 패턴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패턴을 융 박사는 ‘개성화 과정’ 이라고 부른다. 꿈이라는 것은 매일 밤 다른 광경이나 이미지를 산출하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여기에서 어떤 패턴도 찾아낼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몇 년 동안 꾸준히 연구한다면 어떤 일정한 내용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또 다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p.248

    꿈이 제시하는 자기란, 인격의 끊임없는 발달 및 성숙을 도와주는 조정 기능의 중심이다. 그러나 이 마음의 좀더 넓고 전체적인 양상은 처음에는 선천적 가능성으로만 나타날 뿐이다. 이 가능성은 평생 동안 아주 약간만 실현될 수도 있고, 거의 완전하게 발전할 수도 있다. 이 가능성이 발달하는 정도는 자기가 보내는 메시지에 자아가 기꺼이 귀를 기울이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나스카피 인디언은 ‘위대한 자’가 보내는 메시지에 순종하는 사람일수록 유익한 꿈을 더 많이 꾼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선천적인 ‘위대한 자’는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보다는 자기를 수용하는 사람의 내부에서 더 확실하게 현실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더욱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p.250
    그런데 엄밀히 말해서 개성화 과정은 개인이 그것을 인지하고 의식적으로 살아 있는 관계를 맺고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
    그러나 인간은 분명히 자기의 발전 과정에 의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다. 인간은 자유롭게 결정을 내림으로써 그 발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음을 자각할 때도 있다.
    ….
    그러나 마음의 핵심이 지닌 이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측면은, 자아가 의도적인 임의의 목표를 죄다 던져 버리고서 더욱 깊고 근본적인 존재에 이르려고 할 때만 작용한다. 따라서 자아는 어떤 계획이나 목표를 버리고, 성장에 대한 내적인 요청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면서 스스로를 내맡기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이러한 상태를 기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저 의식의 환상을 물리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니까 무의식의 입구에 도달하고도 문을 못 열고 있는 것이다.

    p.253
    우리는 앞서 말한 소나무와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 소나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바위의 방해를 받아도 화를 내지 않으며, 그것을 극복할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 소나무는 그저 왼쪾으로 굽을지 오른쪽으로 굽을지, 비탈길을 따라가야 할지 말지 감지하려고 할 뿐이다. 우리도 바로 이 소나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은 우리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이힘 -각자의 창조적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충동에서 생기는 힘-에 몸을 맡겨야 한다. 이것은 개인이 되풀이하여 탐색을 하면서,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고유한 무엇인가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다.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암시나충동은 자아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전체성, 즉 자기에게서 생겨나는 것이다.

    p.254
    많은 사람들은 융 학파의 연구가 마음의 소재를 체계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소재 자체가 지극히 감정적인 살아 있는 경험이고, 본디 비합리적인 데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서 매우 피상적인 방법으로밖에는 체계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근대 심층 심리학은 이 점에서 미시 물리학과 똑같은 한계에 도달해 있는 셈이다. 우리가 통계적인 평균치를 다루고 있다면 합리적 체계적으로 사실을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심리적 사실을 기술할 때에는, 그것을 가능한 한 여러 각도에서 묘사하여 비교적 충실한 그림을 제공하는 것이 고작이다. 같은 맥락에서 과학자들은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자들은 어떤 실험 조건에서는 빛이 입자로 보이다가도, 또 다른 실험 조건에서는 파장으로 보이더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빛 ‘자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무의식의 심리학이나 개성화 과정을 기술하는 것도 거의 그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p.273
    어두운 상이 꿈속에 나타나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그 상이 인격화된 자신의 그림자 부분인지 아니면 인격화된 자기인지, 또는 둘 다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 어두운 동반자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결점 을 상징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수용해야 할 유의미한 생활 방식을 상징하는 것일까? 이를 구별하는 것도 개성화 과정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다. 게다가 꿈의 상징은 너무 미묘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해석할 수는 없다.


    p.328
    융 박사는 꿈이 문명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꿈은 내적.외적 세계의 문제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데 필요한 실마리를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꾸는 꿈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의 외적인 생활이나 환경에 관련되어 있다.
    ….
    차갑고 비개성적이고 무의미한 우연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저마다 자신의 꿈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중요한 숨은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들로 가득 찬 우리 자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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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문명 세계에서 대부분의 꿈은 ‘자기’에 대한 ‘올바른’내적 태도의 (자아에 의한) 발전과 관계가 있다. 미개인과는 달리 문명인이 자기와 맺고 있는 관계는 근대적 사고방식이나 행동 때문에 심하게 손상되어 있기 때문이다.
    ….
    우리의 뿌리 뽑힌 의식은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외적 사물이나 상황과 뒤얽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가 보내는 메시지를 감지하는 데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의식은 아무런 의심 없이 명확하게 구체화된 ‘진정한’ 외적 세계의환상을 만들어 내고, 이 환상이 우리의 지각을 방해한다.

    p.334
    그 영역이란 바로 우리가 ‘무의식적인 정신’이라 부르는 것과 ‘물질’이라 부르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미지의 관계를 가리킨다.
    ….
    (어쩌면 정신과 물질은, 하나는 ‘안’에서 관찰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밖’에서 관찰된 것일 뿐, 실제로는 동일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
    이 용어는 인과적으로는 상관이 없는 외적 사상과 내적 사상의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를 뜻한다. 여기서는 ‘의미 있는’ 이라는 말이 특히 강조된다.

    p.367
    그러나 무의식의 발견은 이런 환상의 상실을 보충하고 우리 앞에 광대한 미개척 지를 새로이 펼처 놓는다. 이제 우리는 이 낯선 분야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이 영역에서는 객관적 과학적 탐색이 불가사의한 새로운 방법으로 개인의 윤리적 모험과 이어져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 새로운 분야에서의 경험을 현실 그대로 온전히 전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마음과 관련된 사상은 대개 독자성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말로는 일부분밖에 전달할 수가 없다. 여기서도 또 하나의 문이 닫혀 버린다. 말하자면 우리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에게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다는 환상의 문이 닫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실에 대한 보상도 새로 발견된 무의식의 세계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의 사회적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서로 분리된 개개인은 은밀한 방법으로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기에 이른다. 지적인 잡담은 이제 마음의 현실 속에서 발생하는 의미 있는 사상으로 대체된다. 그러므로 개인에게는, 지금까지 개략적으로 설명한 개성화 과정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은 곧 삶이 지금과 전혀 다른 새로운 방향을 지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과학자에게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외적 사실에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인간의 지식이나 사회생활 영역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예견할 수 없다. 그러나 감히 확신하건대, 스스로 정체하거나 심지어 퇴행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후세 사람들은 융 박사가 발견한 이 개성화 과정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간과 상징을 읽고서 나스스로 자신의꿈을 해석해 나가며 너무 놀라운 경험들을 했다.
    이책에서 설명하는 무의식적인 상징적 요소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꿈에 무엇무엇이 나왔다가 아니라 나의 그림자,아니마, 그리고 아니마의 아니무스적 요소들 그리고 그 특성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바와 너무나도 다르지 않기때문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들을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나의 능력이 부족하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무의식의 실제적인 요소들을 조금씩 삶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지만 나의 이런 경험과 고찰에 대해서 나의 이성적인 능력으로 이런 분야에 관심이 없는 다른사람에게 이것을 이해시키기란 어렵고 곤란한 일이란걸 알게된 점이다.

    나의 경험으로 생각해 보자면 나는 이부영교수님의 분석심리학이란 책으로 입문을했지만 단순히 나의 의식적인 이성적 판단으로 그 책을 펼치기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 없다.
    과거에 내가 꾼 꿈으로 인한 경험이 아니었다면 이런 분야의 무의식의 신비함에 매료됐을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르고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분야의 책을 접했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무의식이 이렇게 인도했다 라고 표현해버린다면 그건 운명이라 그렇게 된거다 와 같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사실 무의식이 이렇게 인도했다고 받아들임으로써 무의식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는것이고 그런 마음의태도가 결국 무의식에대해서 진지하게 대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칼융의 서적들을 읽다보면 너무나도 명료하고 타당하며 조금만 생각해 보자면 당연지당한 말이라고 느끼게 되는 구절들이 많다. (이런점에서 칼융이 자기와의 합일을(자서전에서 말하는 제2의인격) 어느정도 이루었다는 추측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믿든 안믿든나 자신도 이런 제2의 인격이 의식으로 나오려고 한다는 걸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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