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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식이란 무엇인가-카를 융
    서평 2021. 2. 21. 16:30

    이책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들만 장별로 간략히 첨부하겠습니다.


    2장 성이론

    p.41
    사실 도덕가만큼 신심이 얕은 사람들도 없다. 그들은 가지를 치고, 밧줄로 묶고, 지지대를 세워야만 인류라는 아름다운 나무가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태양과 어머니 대지는 인간이 깊은 의미로 충만한 그 자신만의 법칙에 따라 활기차게 자라나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심각한 사람들도 매우 실제적인 성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따. 엄청난 노동 세분화로 인한 노동 방식의 변화와 도시의 급격한 성장, 국가의 산업화 및 생활 안정성 증대 등은 인류에게 정서적 에너지를 소비할 기회를 박탈해버렸다. 하지만 농부의 삶을 생각해보라. 더없이 비옥하고 변화로 가득한 일은 그 상징적 내용물을 통해 농부에게 무의식적인 만족감을 안겨다 준다. 공장 노동자나 사무원들은 아마도 이와 같은 만족감을 결코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생각해보라. 쟁기로 손수 밭을 갈고, 앞날의 결실을 위해 위풍당당하게 씨를 뿌리고, 자연의 파괴력 앞에 경외심을 느끼고, 일손이 되어줄 아들과 딸 들을 낳는 아내의 비옥함에 기쁨을 느끼는 그 멋진 순간들을 생각해보라. 이 모든 것에서 우리 도시 거주자들, 우리 현대의 기계들은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가!

    p.55
    우리는 도덕성이 시나이 산 꼭 대기에서 석판에 새겨져 사람들에게 부과된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 만큼이나 오래된 인간 영혼의 한 기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프로이트 학파는 이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도덕성은 결코 밖에서 심은 것이 아니다. 인간은 애초부터 그 자신 내면에 그것을 -물론 도덕 법칙 자체가 아닌 도덕성의 정수를- 품고 있었다.
    결국, 자기 자신의 천성에 따라 살라는 것보다 더 도덕적인 관점이 어디 있겠는가? 이보다 영웅적인 도덕률이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영웅적이었던 니체가 도덕 문제에 대해 특히 편파적이었던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신께서 나를 본능에 따르지 않도록 보호해주신다”라고 말하면서 높은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인간적 비겁함에 굴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본성에 따르는 삶이 훨씬 고되고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그런 삶은 당사자를 기존의 통념에서 다소 이탈시키는 모험적 삶이다. ‘본성대로 살라’는 이 이론의 용납할 수 없는 실수는, 지나치게 높고 영웅적인 이상을 대중에 부과하려 했다는 점뿐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비도덕적 인간은, 도덕적 인간이 지하 세계에 있는 악마들과 타협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처럼, 무의식의 도덕적 교정 기능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5장 개인적 무의식과 비개인적 무의식

    p.107
    예컨대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우연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확실한 사실, 진실이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우리는 우연적 사건과 무수히 맞닥뜨린다. 신의 존재 역시 이와 비슷하다. 그것은 전적으로 불합리한 문제이지만, 사람들은 수 억 년 전부터 신에 대해 말해왔고, 앞으로도 말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이성이 아름답고 완벽해 보일지는 몰라도, 그것은 가능한 정신 기능의 한 측면일 뿐이다. 그것은 전체 현상의 한쪽 측면에만 상응하며, 그 주변은 이성과 조화될 수 없는 비합리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이 비합리성이란 건, 이성과 같은 하나의 심리적 기능, 본질적으로 이성적인 의식에 대비되는 빕단적 무의식이다.

    정신분석의 이해

    p.160
    하지만 꿈은 강요되지 않는 생각과 환상들의 자발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그것은 생각만큼이나 가치 있는 하나의 심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꿈은 복잡하게 얽힌 구조물의 형태로 의식을 향해 진입해 들어온다. 따라서 의식은 그 요소 간의 연관 관계를 제대로 파악해내지 못한다. 나중에 가서 꿈과 관련된 연상 내용을 꿈의 조각들과 연결시켜본 후에야 그 꿈 조각의 기원이 -가깝거나 먼 과거에 대한 회상 내용 속에서- 밝혀지게 된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내가 저것을 어디서 보았지?”라고 물으면, 이어지는 자유연상 과정은 그 꿈 조각을 과거에 당신이 실제로 겪은 경험들과 연관 지어준다. 이는 잘 알려진 사실이고, 아마도 모든 사람이 그 내용에 동의할 것이다. 꿈은 이해 불가능한 요소들의 복합체로 자기 자신을 제시하기 떄문에, 그 요소들을 처음부터 인식해낼 수는 없지만, 자유연상 과정을 거치다 보면 점차 그 기원이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를 경험과 무관한 이론이라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주장은 꿈의 기원과 관련된 통상적 가설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즉 그것은 꿈이 가까운 과거의 경험과 생각들에서 그 재료를 얻는다는 공인된 가설과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잘 알려진 기반에 발을 딛고 서있는 셈이다. 물론 꿈의 모든 부분이 의식적 기억의 일부로 항상 인식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꿈의 부분은 제대로 인식해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환자들은 이런저런 꿈의 부분과 관련된 회상 내용을 아주 나중에 가서야 기억해내곤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꿈을 잠재의식적 기원에서 떠오른 하나의 산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꿈의 심리학

    p.209
    하지만 꿈에 흥미를 품은 사람이라면 꿈이, 이런 표현이 허용된다면 미래지향적 연속성 또한 지닌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꿈은 가끔씩 의식적 정신생활 -미신적이거나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발생하는 이 사후 효과는 꿈꾸는 자의 가치관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키곤 한다.
    ...
    꿈속에 나타나는 관념들의 결합은 본질적으로 환상적이다. 꿈속의 관념들은 대부분 우리의 일상적 사고방식과 완전히 다른 순서로 결합되며, 의식적 정신 과정의 특징으로 간주되는 관념들의 논리적 순서를 완전히 무시한다.
    꿈에 ‘무의미한’ 이라는 형용사가 붙어다니는 건, 바로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평결을 내리기 전에, 꿈속의 관념들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봐야 한다.
    아마도 꿈이 무의미하다는 판결은 대상에 대한 몰이해를 그 대상에 투사한 것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꿈에 담긴 고유한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p.213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꿈에서 꿈꾸기 전의 일상 경험 전체를다 발견해낼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꿈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도의 자료만 모아들이면 된다. 자료의 범위를 한정짓는 일은 “이해란 우리의 목적을 위해 필요한 정도만큼만 인식하는 것이다”라는 칸트의 원칙에 따라 임의적으로 진행되어나간다.
    ....
    심리적 사실을 검토할 때는 심리적 정보에 두 종류의 관점, 즉 인과론적 관점과 합목적론적 관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p.218
    이 꿈에서 우리는 무의식의 보상적 기능, 즉 의식적 삶에서 지나치게 인식되지 않는 인격의 경향성과 사고들이, 의식 과정이 거의 차단된 수면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활동을 개시하는 현상을 식별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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